그러다가 '한국고양이보호협회'라는 길고양이 보호단체를 알게 되었고 그곳의 공동구매를 통해 비교적 저 렴하고 양이 많은 고양이사료와 고양이용 참치캔을 구매하기 시작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수 많은 이름모 를 캣맘들의 경험담을 눈동냥하면서 나도 용기를 갖게 되었고 길고양이에 대해서도 더 많이 이해할 수 있었 던 점입니다.
그렇게 하는 동안이 그들에겐 짧지않은 며칠이었지만, 그럴게 하고서야 이제 안정적으로 급식을 제공할 수 있다는 생각에 비로소 제 마음이 편안해 졌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아버지를 비롯해 다른 식구들은 걱정을 했습니다. 이러기 시작하면 끝까지 책임져야 할텐데 그럴수 있겠냐 하는 걱정이지요. 속으로는 저도 걱정스러웠지만 눈 앞에 아른거리는 그 두 녀석을 외면할 수는 없었습니다.
2010년 11월21일 늦은 가을날 땅콩을 말리는 곳 앞에 앉은 흰둥이, 검둥이
그렇게 밥을 챙겨 주던 어느 날, 사료를 주려는데 검은색 새끼고양이가 꼬리를 반짝세우고 다가와서는 제 다리에 스윽 머리를 부벼댔습니다. 이때는 이것이 고양이과 동물들의 친구에 대한 애정표시인 것을 몰랐습니다. 이 들을 알게 된지 한 달이나 지났으려나요? 아! 이제 교감이 이뤄진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때까지는 주는 사료를 먹기는 해도 늘 겁먹은 표정이었는데 감개무량했습니다.
이 순간만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그리고 저는 반복적인 행동이 앞으로도 그 행동에 대한 지속을 약속하는 말없는 계약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제가 반복적으로 먹을 것과 마실 물을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제공하는 것이 고양이들에겐 저 사람 은 언제나 우리에게 저럴 것이다라는 믿음을 줄 것이라는 생각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본격적으로 길고양이를 돌보기 시작했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우물 앞에 물과 사료를 주었지요. 참 치에 사료를 섞어 주기도 하구요. 녀석들도 좀 편하게 먹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강아지는 밥을 같이 주면 보 통 싸우던데 고양이들은 한 그릇에 같이 줘도 조용히 같이 먹는 것도 신기했습니다. 그러더니 사료 먹으러 오는 고양이가 두 마리 더 생겼습니다.
매일 오던 새끼 고양이의 어미가 아닌 다른 새끼고양이와 그 어미가 새 식구가 되었습니다. 고양이가 늘어나자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제일 먼저 왔던 검 은 새끼고양이는 검둥이, 흰 새끼고양이는 흰둥이, 그 다음에 온 새끼고양이는 껑충이, 삐쩍 말라 키가 껑충 하더라구요. 그 어미는 턱 밑에 흰 점이 있길래 턱밑의점으로 불렀습니다. 성의없는 이름같지만 이름만으로 누구나 고양이를 구분할 수 있는게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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