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야옹이는 집안에 들어오게 되면서 새끼들한테 그리 각별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같이 있는 모습도 점점 보기 힘들어졌구요. 사료 먹으러도 서로 다른 시간에 온 거죠.
그런데 턱밑의점은 그렇지 않았 어요. 늘 껑충이와 붙어 다녔습니다. 어미가 참새를 잡으려고 매복하면 껑충이는 뒤에 숨어있고는 했습니다. 막상 참새를 잡는 모습은 못 봤습니다.
실제로 길고양이는 늙거나 병든새 아니면 새를 잡기 힘들다는 내용을 책에서 봤습니다.
한 번은 집안에서 검둥이가 제 어미 면전에서 어미를 바라보며 큰 소리로 우는 모습을 봤습니다. 제가 보기 엔 마치 왜 자꾸 외면하냐고 울며 애원하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두 새끼고양이는 우리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고 현관문 옆에 있던 비어있던 개집에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사람 가까이에도 오게된 것입니다. 그러면서 거기서 둘이 함께 자기 시작했습니다. 때로는 예전처럼 아랫집에 내려갈 때도 있었구요.
어떤 날 밤엔 고양이가 무서워 울부짖는 소리가 나서 후다닥 일어나 나가 보면 검둥이는 집에 있는데 흰둥 이가 다른 곳에서 온 서너마리의 큰 길고양이들에게 쫓겨 대문밖 은행나무 위까지 도망가곤 했고, 한 두 마 리가 나무 위로 쫓아 오르는 모습은 사람인 나 조차 두려움을 느낄 정도였습니다.
그러면 다른 곳에서 온 큰 고양이들을 쫓아내고 새끼고양이들을 안심시키려 애쓰곤 했습니다. 이 당시엔 껑충이와 그 어미도 자주 집 안에 들어왔습니다.
2010년 12월19일 검둥이, 흰둥이, 껑충이그런 일상이 이어지며 추운 겨울이 다가왔습니다. 날이 추워진다는 것은 길고양이에게 또 다른 위협이 다가온다는 소식입니다.
첫번째 위협은 사람입니다. 누군가는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상당수는 어떤 식으로 위협 을 가할지 모르는 가장 위험한 존재이기도 합니다.
두번째 위협은 굶주림과 질병이고
세번째 위협은 다른 큰 고양이, 개같은 떠돌아다니는 동물입니다.
네번째 위협이 추위라고 생각합니다. 추위를 네번째로 분류한 이유는 앞 세가지는 사시사철 늘 위협하는 것들이지만 추위는 겨울에만 있으니 네번째로 두었습니다.
이런 위협들은 모두 생명을 위협하는 것들입니다. 길고양이의 평균수명은 3년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그 통계의 구체적인 출처나 근거는 모르겠습니다. 보통 생후 1년 이내에 엄청 많이 죽습니다. 굶주림 같은 것도 처절합니다. 특히 겨울에요. 보통은 쓰레기통이나 음식물 쓰레기통을 뒤져보지만 먹을만한 것을 구하기는 어렵고, 어쩌다 운좋게 버린 음식이 눈에 띄어도 꽁꽁얼어 먹을 수가 없으니 그림의 떡일 뿐입니다. 쥐를 잡자고 놓은 쥐약을 먹고 죽기도 합니다.